칠레 와인의 역사
칠레에 처음으로 포도 재배가 시작된 것은 1551년, 스페인인들에 의해서였다. 이후 1555년에 처음으로 와인이 생산되었다. 1800년대 중반에는 까베르네 쏘비뇽, 메를로 같은 프랑스계 품종이 들어왔으나, 칠레 와인 수출 시장은 유럽과 미국 와인 시장을 초토화시킨 필록세라 창궐 이후에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1938년, 칠레 정부에서 새로운 포도밭 조성을 금지하는 등 제한을 걸기 시작했고, 1974년에 금지령이 철회될 때까지 칠레 와인의 품질 발전에도 한계가 생기게 되었다. 칠레 와인 산업을 성장시켜온 외국과의 교류도 끊김에 따라 칠레 와인의 품질은 점점 떨어지게 되었다.
이후 1980년대에 자유로운 시장경제 체제의 확립되고, 불안정했던 정치가 안정이 되면서 칠레 와인 산업은 다시 부흥기를 맞이한다. 해외에서도 칠레 와인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져 와인 수출을 목표로 한 고품질 와인 제조가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해외의 선지 와이너리들에게는 칠레의 이상적인 기후와 낮은 인건비는 아주 매력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1979년 스페인의 유명 와이너리인 토레스(Torres)가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통 등의 현대 기술을 도입하는 등 칠레 와인 산업의 현대화를 주도하였고, 이후 로버트 몬다비, 라피트 무통 등의 유명 와이너리들이 잇달아 칠레에 진출했다.
21세기 들어서는 칠레의 중심 산지인 센트럴 밸리 뿐만 아니라 냉랭한 지역에서도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센트럴 밸리 안에서도 안데스 산맥과 가까운 지역이나 해안 쪽에 위치한 서늘한 지역이 주목받고 있으며, 기품과 섬세함을 갖춘 와인의 생산이 더 늘고 있다.
칠레의 주요 품종
초창기 칠레의 와인 산업은 보르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 이에 까베르네 쏘비뇽이 칠레의 가장 대표적인 레드 와인 품종으로 자리잡았고, 이후에는 메를로나 까베르네 프랑과 같은 다른 유명 보르도 품종들도 재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94년 DNA 분석 과정에서 당시 메를로라는 이름으로 재배되던 품종이 메를로가 아닌 또다른 새로운 품종인 ‘까르미네르(Carmenere)’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큰 충격이었던 이 연구 결과는 오히려 칠레 와인 산업의 유리한 결과를 낳게 된다. 까르미네르가 칠레의 최고 품종으로 손꼽히게 되었고, 세계에서 까르미네르를 단일 품종으로 생산하는 유일한 국가가 칠레라는 점이 큰 차별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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